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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고가 노동부터 점령한다

AI는 고가 노동부터 점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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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작성한 에세이이다.

고가 노동이란?

대표적으로 이 둘이다.

  • 의료인 🧑🏻⚕
  • 법률가 🧑🏻⚖

고가 노동은 왜 고가 💰 노동인가?

노동 가치가 고가인 경우 경제학적으로 수요가 매우 많은데 공급을 키울 수 없는 경우가 해당한다. 의료와 법률 모두 수요자가 꾸준히 생긴다(다치는 사람, 법률 분쟁이 난 사람). 살면서 두 서비스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찾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까 수요는 평생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근데 수요가 꾸준한 것에 비해 공급은 영 부진하다. 이유는 이렇다.

  • 공급 속도도 느리고 양도 적다.
    • 실력 있는 의료인, 법률가들을 양성하려면 아주 오랜 기간 학습해야 한다.
    • 실력 있는 의료인, 법률가들을 양성할 기관이 많지 않다.
  • 그렇다고 공급을 맘대로 키울 수도 없다.
    • 공급을 위한 2차 원천이 부족하다. (의대 10년 공부를 온전히 소화할 사람은 많지 않다.)
    • 공급을 무작정 늘릴 경우 부작용이 발생한다. (실력 낮은 의사가 양성될 수 있다.)
  • 그렇게 나온 공급자도 일하는 속도가 무척 느리다.
    • 의사 한 명이 하루에 몇 명이나 진료를 볼 수 있는가?
      • 공장형 의사에 대한 비판. 컨베이어 벨트처럼 환자가 진료된다.
    • 법률 소송 하나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가?

결국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모자라니까 노동 단가가 엄청 높다.

그렇다면 왜 인공지능이 2가지 고가 노동을 잘 할 수 있는가?

두 가지다. 경제적 효율, 그리고 성능.

경제적 효율

우선 인공지능은 만드는 데 돈이 엄청 든다.

  1. 고수준의 인공지능은 데이터의 품질이 매우 좋아야 한다.
  2. 데이터의 품질을 위해선 정형화된 패턴적 데이터를 아주 많이 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분야를 막론하고 만들기 어렵다. 과장을 살짝 보태면 청소 인공지능이나 의료 수술 인공지능이나 만드는 난이도는 비슷하다.

  • 완벽한 청소 인공지능 제작을 위해선...
    • 방의 오염도를 판단하려면 수백만 장의 방 사진과 오염도가 매칭된 데이터가 필요하다.
    • 각각의 오염 종류와 그에 맞는 해결책을 담은 데이터셋 수백만개가 필요하다.
      • 물 흘린 자국이다 → 행주로 닦자
      • 포장지를 뜯은 쓰레기다 → 담아서 쓰레기통에 버리자
      • 먼지 덩어리다 → 진공청소기로 치우자
    • 각각의 해결책을 높은 성취율로 달성하도록 훈련해야 한다.
      • 행주로 잘 닦기 위한 수백만가지 동작 분석 및 훈련
      • 쓰레기를 아주 잘 담아서 버리는 수백만가지 동작 분석 및 훈련
      • 진공청소기를 아주 잘 활용하는 훈련

결국 청소 인공지능에도 막대한 돈이 드는 건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어차피 인공지능을 제작하기 어려울 것이라면 아주 소수의 시행만으로도 충분한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범용성 있는 분야로 시작해야 한다. 이 정도의 고수준 경제적 회수율을 보여주려면 고가 노동을 위한 인공지능을 훈련하는 것이 적합하다.

성능

반면 인공지능은 한 번 공부한 걸 까먹을 일도 없고, 퍼뜨리기도 쉽다.

  • 의료 지식을 아예 까먹지 않는 의사. 모든 판례를 완벽하게 기억하는 법률가.
  • 가장 공부를 많이 한 의료인과 법률인을 수천 명 복제하여 한 번에 수천 명 업무를 볼 수 있는 것.
  • 그러면서도 새로 알게된 사실을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즉각 업데이트되는 것
  • 환자의 모든 기록을 기억하며 업무 사고(의료사고 등)의 위험성을 미리 탐지하는 것
  • 언제 어느 병원을 가더라도 내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

업계 저항성

최근 일어난 타다 전쟁은 택시연합 대 테크기업 구도였다. 결국 택시연합이 이기긴 했는데, 이긴 게 이긴 게 아니었다. 타다가 망하면서 그 옆의 모빌리티가 시장을 독점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의료인과 법률가도 신기술에 대한 저항이 엄청 센 분야다. 게다가 사회 권력층이라서 전쟁이 벌어질 경우 다음과 같은 시나리오를 구상할 수 있다.

가능한 시나리오 (뉴스 헤드라인)

  • 의료 인공지능이 수술 맡은 환자가 죽었다! 불완전한 인공지능에 목숨을 맡길 수 있는가?
    • 의료 사고의 맥락과 관계 없이 인공지능 불신과 거부 운동으로 번질 수 있다.
  • 공정한 척 하는 법률 인공지능? 알고보니 재벌 편파적! 위선적인 테크 기업 이대로 둘 것인가?
    • 통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판례의 편향성은 나타날 수 있다. 악의적으로 통계를 잡아 특정 기득권에게 편파적으로 동작된다는 프레임을 씌우면, 맥락과 관계 없이 인공지능 불신과 거부 운동으로 번질 수 있다.

원숭이와 꽃신

🐵

동물 나라에 세상 모르고 편안히 살던 원숭이가 있었다. 하루는 오소리가 찾아와 원숭이에게 오색 빛 꽃신을 선물했다. 원숭이는 신발이 필요 없었으나 선물이라기에 받아 신었다. 그 후로도 오소리는 꽃신을 계속 바쳤고 원숭이 발바닥 굳은살은 차츰 얇아졌다. 이윽고 신발 없이 나다닐 수 없게 된 원숭이는 그만 오소리의 노예가 되고 말았다.

처음에는 의료인, 법률인을 도와주는 플랫폼 시스템으로 시작한다.

  • 환자가 오면 진료가 시작되기도 전에 환자에 대한 정보가 취합된다. 진료가 시작되면 환자의 이야기가 자동으로 구문 분석되어 인공지능이 키워드를 추출한다. 의료인은 이를 검증한다. 화면 한쪽에는 유사 사례와 추천 진료/처방이 나타난다. 의사는 추천된 진료 중 적당한 것을 고르고 그대로 진료를 진행한다. 혹은 의사가 새로운 진료법을 추가할 수 있다. 이 모든 정보는 서버에 기록되어 빅데이터 트레이닝으로 활용된다.
  • 법률의 경우 사례 분석기로 활용한다. 처음에는 DoNotPay처럼 아주 국지적인 법률 케이스 (예: 교통 딱지 위반)로 시작한다. 그러다 점차 데이터베이스에 쌓는 사건량을 늘린 뒤, 법률가들이 "구글 검색"처럼 유사 사례들을 검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기죄 사건이 들어온다면 변호사는 사건의 디테일을 입력한다. 이전 판례들이 수십건 나오면서 인공지능이 사건의 유사점/차이점을 알아서 분석해준다.
  • 마치, 의료 법률계의 GitHub Copilot (2021년에 출시되어 이미 보급된 인공지능 코드 작성기.)

이렇게 을 쥐여 준다. 의료인과 법률인한테 없으면 안 되는 쓸모 있는 도구를 주는 거다. 그러니까 의료인과 법률인을 우리의 1차 고객으로 만들어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의료계, 법률계처럼 힘센 시장에 들어갈 때는 절대 전면전부터 벌이면 안 된다. 협력적 관계를 우선 구축한 뒤, 그들을 무력화한 다음 전면전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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