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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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역학에서 엔진은 한 가지 이상의 에너지를 기계적인 힘이나 운동으로 바꾸는 기계다. 소프트웨어로 오면 엔진의 정의는 더 흐릿해진다. 엔진은 복잡한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핵심 부품이다. 예를 들어 어떤 부품이 두 개 이상의 프로그램에 쓰인다면, 그걸 재사용 가능한 라이브러리로 묶은 게 엔진이다. 근데 엔진을 조금 더 잘 정의할 수 있을까?
나는 엔진을 자산과 시간을 들여 효용으로 바꾸는 수학 방정식으로 정의한다.
엔진은 자원과 시간을 먹고 다른 유용한 자산을 내놓는다. 여기서 유용함은, 정보가 결국 유용한 데이터일 뿐인 것처럼, 철저히 인간 입장에서 주관적이다. 예를 몇 개 들어 보자.
- 경제는 노동, 자본, 천연자원, 시간을 먹고 산출물과 서비스를 내놓는 엔진이다.
- 군사 조직은 인력, 장비, 자원, 시간을 먹고 보안과 안전이라는 효용을 내놓는 엔진이다.
- 정부는 세금, 노동, 천연자원, 시간을 먹고 교육, 의료, 인프라 같은 재화와 서비스를 내놓는 엔진이다.
- 기업은 자본, 노동, 천연자원, 시간을 먹고 팔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는 엔진이다.
- 대학은 교수진, 직원, 학생, 자원, 시간을 먹고 교육과 연구 성과물을 내놓고, 거기에 직업 전망이 나아지고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이 높아지는 효용까지 내놓는 엔진이다.
이 정의가 재밌는 건, 엔진이 서로의 안에서 재귀할 수 있는 단순한 함수라는 점이다. 이건 아이작 아시모프의 심리역사학(통계 분석으로 많은 사람들의 행동과 역사의 흐름을 예측하는 전략을 세우는 가상의 과학)과 이어진다. 우주는 시간에 따라 큰 집단의 집단 행동대로 돌아가는 일종의 엔진의 엔진(메타-엔진)이다.
결국 우주는 연쇄-엔진-나무일 뿐이고, 최초 입력은 빅뱅, 최종 출력은 열이다. 물리적으로 보면 엔진은 결국 엔트로피가 흘러가는 길일 뿐이다.
신성한 엔진은 영원한 질서를 규정한다. 모든 것은 신성한 엔진에서 흐르고, 모든 물건과 모든 승객은 제자리에서, 모든 것을 흘려보내는 것이 그 질서이다... 모든 이들은 이 위치를 지키는 신성한 엔진에 경의를 표하라...
-- 설국열차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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