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C에 지원하지 말아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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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Daniel Vassallo의 글의 번역본입니다.
The deadline for YC S24 is tomorrow. Here's why you SHOULD NOT APPLY TO YC:
YC seems like a reasonable proposition. They give you some money to help start your business, and they promise you access to a community of people that can help you along the way. In exchange, they don't…
Daniel Vassallo (@dvassallo), April 20, 2024
번역
내일이 YC S24 마감일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YC에 지원하면 안 되는 이유를 말해 보겠다.
YC는 꽤 괜찮은 제안처럼 보인다. 창업하라고 돈을 좀 주고, 앞으로 도움이 될 커뮤니티에 들어갈 수 있게 해 준다. 그 대가로 가져가는 것도 별로 없다. 표준 YC 딜은 지분 7%에 50만 달러다. 나쁘지 않게 들린다. 그렇지?
근데 이 글을 끝까지 읽고 나면, YC에 지원하는 게 사실 끔찍한 생각이라는 걸 알게 될 거다.
에르고딕성
먼저 아주 중요한 개념 하나를 알아야 한다. 어떤 시스템에서는 집단에 제일 좋은 것이 그 집단 속 개인에게 제일 좋은 게 아니다. 그러니까 집단 전체의 부는 늘고 있는데, 그 안의 거의 모든 사람은 점점 가난해지고 있을 수 있다는 거다. 이럴 때 그 시스템을 non-ergodic하다고 한다. 반대로 ergodic한 시스템이라면 집단에 일어나는 일이 개인 하나하나에게도 똑같이 일어난다.
실리콘 밸리는 non-ergodic한 산업이다(할리우드, 출판, 음악 산업도 그렇고, 완전한 공산주의가 아닌 이상 네 나라 경제도 그렇다). Non-ergodic 시스템이 꼭 나쁜 건 아니다. 근데 내가 어떤 시스템 안에 있는지 모르면, 악기처럼 이리저리 연주당한다. 집단에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너를 이용하고, 너는 개인으로서 손해를 본다. YC가 너한테 하려는 게 바로 이거다. 사실 YC는 이걸 할 수밖에 없다. 안 그러면 YC가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 차근차근 설명해 보겠다.
보물 찾기
100에이커 땅 어딘가에 보물이 잔뜩 묻혀 있다고 해 보자. 이 중 몇 개라도 찾으려면 어떻게 하는 게 제일 좋을까?
하나는 한 군데를 골라서, 평생 거기만 최대한 깊이 파는 거다. 깊이 묻힌 보물일수록 더 클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쥐꼬리만 한 보물 상자로는 성에 안 찬다. 지각 끝자락쯤에 묻힌, 다이아몬드가 꽉 찬 큰 상자를 원한다. 영광으로 가는 길이다.
다른 하나는 수색 구조대가 쓰는 방법이다. 땅을 작은 정사각형으로 나누고, 칸마다 "적당히" 파 본다. 얼마나 깊이 팔지는 확률과 상식으로 정하고, 다음 칸으로 넘어간다.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단단한 흙이 나오면 그 밑엔 보물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암반에 닿으면 그 밑엔 거의 확실히 아무것도 없다. 그 정보를 쓰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목표는 보물이 있을 만한 땅 전체를 최대한 빨리 훑는 거다. 되도록이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첫 번째 방법이 바보 같다는 데는 다들 동의할 거다. 이 전략을 쓰는 사람은 거의 다 보물 없이 죽는다. 근데 사실 이게 바보 같은 건 개인 보물 사냥꾼한테만이다. 금광 회사한테는 이게 최적의 전략이다. 회사는 광부 한 명만 대박이 나면 되고, 나머지 광부는 다 빈털터리로 죽어도 상관없다. 보물 사냥꾼 한 명을 갈아 넣는 비용이 싸다면, 제일 좋은 전략은 보물 사냥꾼을 수만 명 모아서 에이커마다 수백 명씩 세워 놓고 지구 핵까지 파게 하는 거다. 그러면 보물 사냥 경제 전체는 각자가 자기 이익을 챙길 때보다 훨씬 커진다.
결국 한 군데만 파는 건 개인 경제로 보면 바보 같은 전략이지만, 모두를 합친 집단 경제로 보면 아주 똑똑한 전략이다.
Non-ergodic 시스템에서는 이런 일이 벌어진다. 정치인들이 나라 GDP는 오르는데 그 이득은 다 상위 1%가 가져간다고 말하는 걸 자주 듣지 않나. 이것도 같은 얘기다. 나라의 부는 늘어도 국민 대부분은 점점 가난해질 수 있다. 모순이 아니다. 평균이 이상치 몇 개 때문에 끌려 올라간 것뿐이다.
벤처 캐피탈도 똑같다. 포트폴리오를 가진 쪽은 시스템이 non-ergodic할 때 돈을 제일 많이 번다. 보물 사냥꾼 한 명한테는 금을 캘 인생이 딱 하나뿐이지만, VC 포트폴리오는 인생 수천 개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보물 사냥꾼의 인생 말이다.
비행기 추락
YC는 자기들이랑 함께하면 10억 달러짜리 회사를 만들 확률이 올라간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거다. 사실일 수도 있다. 근데 잘 안 하는 얘기가 있다. YC를 거친 회사 약 4,000개 중에 그 기대에 맞춘 건 50개 정도뿐이라는 거다. 1.25%다. 솔직히 그것만 해도 꽤 대단하긴 하다. 근데 평생 YC를 세 번 거칠 체력과 의지가 있다고 쳐 보자. 그래도 대박 한 번 내려면 인생이 26번쯤 필요하다! 이제 문제가 보이나?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나는 이번 생에 성공하고 싶다. 인생 26번에 기댈 여유 같은 건 없다. 근데 어쩌면 너는 자기가 특별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실패한 바보 3,950명이랑은 다르다고. 진짜 특별할 수도 있다. 근데 나라면 거기에 너무 기대진 않겠다. 사업은 보기보다 훨씬 운빨이다. 사업이 예측 가능했다면 YC 성공률이 1.25% 같은 초라한 숫자일 리가 없다.
실패한 사람들도 뭔가는 얻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럴 수도 있다. 근데 실패는 그런 걸 배우기엔 너무 비싼 방법이다. 비행기 조종을 배우려고 비행기를 추락시킬 필요는 없다. 게다가 YC에서 배우는 교훈은 어차피 별로 쓸모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이건 뒤에서 더 얘기하겠다.
피벗은 존재하지 않는다
YC에서 배우는 나쁜 교훈 하나는 성공에 공식이 있다는 거다. 대충 이렇게 생겼다. 먼저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그다음 10억 달러 규모로 키울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를 낸다(안 그러면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날 이유가 뭐가 있겠나?). 그다음 product-market fit을 찾을 때까지 죽어라 일한다. 그러다 투자자들 분위기가 다음 라운드는 없겠다 싶으면, "피벗"할 거리를 찾기 시작한다.
이 공식이라는 건 말도 안 된다. 일단 좋은 아이디어는 브레인스토밍 자리에서 잘 안 나온다. 열린 마음으로 이것저것 기웃거리다가, 해 볼 만한 기회에 우연히 부딪힐 때 나온다. 네 아이디어는 대부분 나쁜 아이디어일 거다. 안타깝게도 너는 선견지명 있는 천재가 아니니까.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를 찾는 제일 좋은 방법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다 해 보고, 되는 걸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는 거다. 근데 YC가 원하는 건 이게 아니다. YC는 네가 시장 반응이 있는(아니면 있을 것 같은) 아이디어 하나를 골라서, 금이 나올 때까지 같은 자리를 계속 파기를 원한다. 금 나오기 직전에 그만두면 어떡하냐는 거다. 네가 싸고 갈아 끼울 수 있는 존재일 때, 그건 YC 펀드한테 최적의 전략이 아니다. 너는 올인해야 한다. 분산 투자는 YC 주인님들 몫이지, 네 몫이 아니다.
마그마층까지 팠는데도 아무것도 없으면 피벗하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근데 현실에서 사업 기회는 그렇게 찾는 게 아니다. 피벗하겠다고 말한다고 좋은 기회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좋은 아이디어는 오랫동안 무작위성을 받아들이다 보면 생긴다. 그러다 보면 뭔가 될 것 같은 게 눈에 들어온다. 억지로 피벗한 아이디어는 그런 게 아닐 거다. 네 상상력은 과대평가돼 있다. YC 사람들도 Stripe이나 Dropbox, AirBnb를 상상해 낸 게 아니다. 그런 건 데모데이에 무작위로 굴러 들어왔다. YC 사람들이 똑똑한 건 자기 상상력에 한계가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너도 그래야 한다. 사업 아이디어는 그냥 피벗되는 게 아니다. 그리고 피벗 수천 번 중에 성공한 하나를 체리피킹해서 반박할 생각이라면, 지금 당장 그만 읽고 YC에 들어가면 된다.
YC에서 배우는 나쁜 교훈 두 번째는 upside에만 집중하는 거다. 사업에 성공 공식이라는 게 있다면, 크게 이기는 것보다 판에서 안 떨어지는 데 집중하는 거다. Downside 위험에 집중하고, upside는 알아서 오게 둬라. 번창하려면 먼저 살아남아야 한다. 경주에서 이기려면 먼저 완주해야 한다. 기타 등등. 근데 이건 YC가 원하는 거랑 정면으로 부딪힌다. YC는 네가 지구 중심까지 파 내려가길 바라고, 살아서 못 돌아오면 운이 나빴던 거다. 너는 용감한 군인이었지만, 이제 나머지 군인 999명한테 신경 쓸 때라는 거다. YC는 여전히 살아 있지만, 너는 아니다.
바보가 되지 마라. 남의 포트폴리오에 걸린 판돈이 되지 마라.
근데 너도 결국 네 강의 팔려고 이러는 거잖아!!!
아하, 들켰다! 맞다. 나도 뭔가를 팔고 있다. 나는 믿을 만한 수준의 평범한 성공에 만족하는 소규모 사업가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운영한다. YC 사람들은 자기들이 세상을 바꾸는 동안 우리가 평범함에 만족한다고 안타까워하겠지. 우리도 똑같이 그들을 안타까워한다.
그렇다. 나는 YC가 내세우는 모든 것과 정반대인 걸 홍보하고 있다. 근데 YC는 너한테 아무것도 안 판다고 생각한다면, 내가 다리 하나 팔아 주겠다. 아, 내가 좀 심하게 말했을 수도 있다. 사실 YC가 너한테 정확히 뭘 파는지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나는 375달러를 한 번 받고, 대신 라이브 워크숍, 녹화 강의, 그룹 채팅 같은 걸 포함한 내 커뮤니티에 들어올 수 있게 해 준다. 내가 하는 일은 아주 명확하다. 돈을 조금 받고 접근권을 주고, 돈을 낸 사람은 접근권을 얻는다. 내 일곱 살짜리 아들도 이해한다.
근데 YC는 너한테 돈을 달라고 안 한다. 오히려 돈을 준다! 네가 YC한테 뭘 파는 것처럼 보인다. 엄밀히 말하면 네 회사 지분 일부를 파는 거다. 안 그런가?
아니, 아니, 잠깐만. YC가 뭘 파는지 제일 쉽게 보려면 미국 군대 모병을 보면 된다. 미군은 나라를 위해 복무하는 게 고귀한 일이라는 이야기를 판다. 영광을 얻을 기회도 생긴다. 최소한 몇 가지 중요한 삶의 기술은 배운다. 먹고살고 기본적인 필요를 채울 만큼의 돈도 받는다. 근데 딱 그 정도다. 미군이 원하는 건, 훈장 단 장군들이 에어컨 나오는 방에 앉아 명령을 내리는 동안 집단을 위해 목숨 걸고 전장에 나갈 갈아 끼울 수 있는 병사들이다.
YC도 다를 게 없다. 보물 지도에서 한 군데를 골라 지각을 뚫을 때까지 파 내려갈 순진한 젊은 창업자들을 모으고 싶어 한다. 그들 대부분은 몇 년, 아니 몇십 년을 파겠지만 손에 쥐는 건 라면 라이프스타일뿐이다. 보통 샌프란시스코의 눅눅한 지하실에서 룸메이트 넷이랑 살면서 매일 테이크아웃 라면만 먹는 삶 말이다. 근데 뭐 어때, 젊잖아. 가정을 꾸리거나 제대로 돈을 버는 어른스러운 일은 나중에 해도 된다. 그리고 최소한 중요한 인생 교훈 몇 개랑 좋은 인맥은 얻을 거다.
잠깐 생각해 봐라. 제일 성공한 사업가들은 보통 40대, 50대다. 근데 왜 YC는 20대로 가득할까? 왜 40대 사업가들은 YC의 이 엄청난 딜을 안 받을까? YC는 스물두 살짜리 꼬맹이들만 진짜 선견지명이 있다고 말할 거다. 개소리다. 너는 선견지명 같은 거 없다. YC에 들어간 꼬맹이 4,000명도 다 자기가 선견지명 있다고 생각했다. 근데 지금 그들은 어디 있나? 동전 앞면이 26번 연속 나올 확률을 뚫고 성공한 열두 명 남짓을 빼면, 다 스타트업 묘지에 있다. YC가 나쁜 딜이라는 제일 큰 증거는, 쉽게 속는 사람들만 이 딜을 받는다는 거다.
배운 걸 버리기는 어렵다
내가 사업에 대해 배운 제일 좋은 교훈은, 뭐가 되고 뭐가 안 될지 예측하려 하지 말라는 거다. YC도 이걸 안다. 그래서 수천 개 회사에 작게작게 베팅하는 거다. 근데 YC는 너한테 정반대를 가르치려 할 거다.
사업은 보기보다 훨씬 운빨이다. 예측 가능한 프로젝트처럼 다루면 안 되고, 금융 투자처럼 다뤄야 한다. 돈 대신 시간을 투자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시간은 돈만큼 (어쩌면 돈보다 더) 귀하다. 너는 돈을 어떻게 투자하나? NVDA 같은 끝내주는 종목 하나 골라서 평생 모은 돈을 다 넣나? 당연히 아니다. 금융이 불확실하다는 걸 아니까. 오늘 좋은 게 내일도 좋으리란 법은 없다. 숨은 위험은 어디에나 있다. 그리고 네가 고른 종목이 안 망한다고 해도, 제일 큰 수익은 다른 데서 날 가능성이 높고, 한 종목에만 들어가 있으면 그걸 놓친다. 2022년에 AAPL에 올인했으면 NVDA를 놓쳤을 거다. 사업도 똑같다.
YC는 선견지명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그러다 실패하면... "이런! 운이 나빴네" 하고 끝이다. 펀드는 시스템이 non-ergodic한 덕에 돈을 벌고, 너는 몇 년을 날린다. 근데 그게 제일 나쁜 게 아니다. 제일 나쁜 건, 현실 사업에서는 안 통할 뿐 아니라 오히려 해가 되는 것들을 배웠다는 거다. 거의 전부를 다시 버려야 한다.
현실에서 (그리고 이번 생에) 성공하고 싶다면, 작은 걸 많이 해 보고, 실험하고, 이것저것 만져 보면서 수입원 여러 개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네 시간을 증권 계좌처럼 다뤄야 한다. 결국 네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네가 VC가 돼야 한다. 시스템을 ergodic하게 만들려면, 한 가지에 올인하지 말고 여러 수입원을 가져야 한다. 넓은 ETF에 투자하는 게 똑똑한 것처럼, 프로젝트도 그렇게 해야 한다. YC는 정반대를 가르칠 거다. 그러면 너는 그걸 전부 다시 버려야 한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배운 걸 버리는 건 배우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