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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ceO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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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핵융합에 관심이 많았다. 초등학교 과학관 퀴즈 대회에서 극적으로 역전승하게 만든 단어가 토카막이어서 그랬을까. 아무튼 나는 핵융합을 염원한다.

그러다 이공계의 굉장히 느리고 보수적인 연구 문화를 알게 되었다. (이렇게 얘기하기 굉장히 cheesy하지만) 스페이스엑스와 테슬라가 성공한 이유는 느리고 보수적인 업계에서 참신한 속도를 얻었기 때문이다. NASA는 말할 것도 없이 공무원 문화에 박봉이고, 기존 자가용 업계 또한 디지털 업계에 비하면 그 속도가 매우 느리다.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이 태초의 지구의 "영양분의 바다"처럼 맴돌고 떠돌다가, 에 글을 읽고, 더 나아가서 직접 연구를 하면서 는 Broken됐다는 생각과, 현재의 Citation 방식은 너무 구리다는 생각과 (ORCID도 마찬가지) 과 아이디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면서 궁극적으로 ScienceOps라는 장르, 그리고 "자연과학 엔지니어"라는 개념이 탄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래는 그 비전과 가장 가까운 형태이다. 이제 이 개념은 "재현 가능한 실험"이라는 굉장히 큰 첫 걸음이다. 마치 소프트웨어에서 버전 컨트롤의 탄생이다. 나는 과학자들을 위한 GitHub를 만들고 싶다.

클라우드 랩스: 로봇이 연구하는 곳

노트

Nature 기사를 한국어로 옮겼다.

화학 박사과정생 Dmytro Kolodieznyi는 실험이라면 손에 익어 있었다. 근데 2018년 초, 지도교수가 이번엔 로봇이 돌리는 실험을 해 보라고 했다.

Kolodieznyi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세포 안을 비추는 형광 탐침을 만들고 있었다. 지도교수는 그가 한 달 동안 Emerald Cloud Lab(ECL)에서 자기 연구를 재현해 보길 바랐다. 캘리포니아주 사우스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이 바이오 회사는 과학자들이 클라우드 랩이라는 자동화된 연구 환경에서 습식 실험을 원격으로 돌릴 수 있게 해 준다. 시험이 잘 되면 카네기멜론이 클라우드 랩을 더 넓게 쓰는 길이 열리는 거였다.

Kolodieznyi와 동료들이 손으로 실험하던 피츠버그 연구실과 달리, ECL의 1,400제곱미터짜리 본사에서는 전 세계 연구자들이 보낸 코드로 돌아가는 기계들이 줄지어 일하고 있었다. 가끔 허리 높이의 하얀 로봇이 돌아다니며 거들었다. 기계는 수백 대가 돌아가는데, 전체를 관리하는 사람은 기술자 한두 명이면 충분했다.

Kolodieznyi는 직접 실험에 들인 시간이 일주일뿐인데도 형광 태그 유기 합성부터 고급 현미경 기법까지, 몇 년치 박사 연구를 그대로 재현했다. 그가 써 본 건 이 회사가 할 수 있는 것 중 아주 일부였다고 한다. 세포 배양, DNA 합성,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 핵자기공명 같은 구조 분석까지 다 된다. 그래도 인상은 강렬했다. 2020년 박사 학위를 받고 나서 그는 이 회사에 과학 개발자로 들어갔다.

Kolodieznyi의 좋은 평가에, 2020년 COVID-19로 연구가 줄줄이 멈춘 일까지 겹치면서 카네기멜론은 ECL과 손잡고 4천만 달러를 들여 피츠버그에 클라우드 랩을 짓기로 했다. 대학 안에 이런 시설이 생기는 건 처음이다. 공사는 2021년 11월에 시작했고 2023년 중반에 문을 열 예정이다. 카네기멜론 Mellon College of Science 학장 Rebecca Doerge에 따르면 교직원과 학생이 이 시설을 우선 쓸 수 있으니, 모든 연구자가 이 기술을 써 볼 기회가 생긴다.

학계, 작은 스타트업, 대형 제약사 모두 아웃소싱의 일환으로 클라우드 랩을 점점 더 많이 쓰고 있다. ECL 고객사인 호주 멜버른의 바이오 회사 CSL Behring의 R&D 총괄 Germano Coppola는 "24시간 돌아가는 실험실을 하나 가진 셈"이라고 말한다.

그는 클라우드 랩이 "실험실에 발을 들이지 않고도 데이터를 엄청나게 뽑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과학자들에게 준다"고 말한다.

가상 실험대

ECL 공동 창업자 Brian Frezza와 D. J. Kleinbaum이 처음부터 실험대를 가상화하려던 건 아니었다.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둘은 카네기멜론을 다녔고, 2010년 사우스샌프란시스코에 항바이러스제를 만들려고 Emerald Therapeutics를 세웠다. 근데 둘은 새 실험실 기계를 돌리는 데 시간을 거의 다 썼다. 그래서 장비를 관리하고 실험을 24시간 돌리는 코드를 조금씩 늘려 갔다. Frezza는 이렇게 하니 생산성만 오른 게 아니라 재현성도 좋아졌다는 걸 알게 됐다.

"실험을 코드로 바꾸고 있었던 거다." Frezza의 말이다. "결국 이 텍스트에는 애매한 게 하나도 없고, 버튼만 누르면 실험을 재현할 수 있다."

둘은 다른 실험실도 이 가상 시스템을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해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구독으로 파는 ECL을 세웠다. Frezza는 실험실판 Netflix나 Spotify라고 생각하면 제일 쉽다고 한다. 그 서비스 사용자들이 노래나 TV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사지 않고 디지털 콘텐츠 라이브러리 이용료를 내듯이, ECL 같은 클라우드 랩은 장비에 돈을 쏟지 않고도 거대한 장비 창고를 쓸 수 있게 해 준다.

연구자들은 ECL 대시보드에 로그인해서 어떤 실험을 언제 돌릴지 정하고, 장비를 원하는 대로 설정하고, 실험 도중에 조정하고,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받아 보고, 영상으로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AI 기반 '전문가'는 노련한 기술자 역할을 한다. 사용자가 기본값을 조정하고, 실험을 망칠 수 있는 문제를 미리 찾아낼 수 있게 돕는다.

ECL은 한 번에 돌리고 싶은 실험 수에 따라 세 가지 등급을 판다. 제일 낮은 등급은 실험 3개를 동시에 돌릴 수 있고 월 24,000달러부터다. 싸진 않지만, Frezza는 장비를 직접 사는 것에 비하면 길게 봐서 연구자들 돈을 아껴 준다고 말한다.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클라우드 랩이 있는 Strateos는 등급과 가격을 사용자 예산에 맞춰 조정해 준다.

Coppola와 CSL Behring에게 클라우드 랩은 사실상 24시간 서비스다. Coppola는 샘플과 시약을 ECL 본사로 보내거나 기존 재고에서 사고, 클릭 몇 번으로 명령을 짜 넣은 다음 결과를 기다린다. 웹캠으로 실험을 지켜보고 측정값도 실시간으로 받는다.

특정 실험을 할 인프라나 전문성이 없는 팀에게 클라우드 랩만 있는 건 아니다. CRO도 있다(연구를 통째로 맡아 주는 외주 기관이다). 근데 둘은 아주 다르다고, 샌디에이고에 있는 Strateos의 다른 시설에서 일하는 기술 지원 부사장 Daniel Rines는 말한다. 클라우드 랩에서는 과학자가 모든 실험을 직접 한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돌리더라도 아이디어도, 결과도 여전히 자기 것이다.

반면 "CRO는 노동 집약적"이라고 Rines는 말한다. 대부분의 일을 사람 손에 기댄다는 얘기다. "우리는 로봇으로 과학을 산업화하고, 더 재현 가능하고 믿을 만하게 만든다."

그래서 실험이 실패하면 클라우드 랩 사용자는 남에게 기댈 필요 없이 자기 데이터를 다시 뒤져서 뭐가 잘못됐는지 찾을 수 있다. Kolodieznyi는 부르면 달려오는, 재능 있고 잘 훈련된 학부생 군단을 거느린 것 같다고 설명한다. 처음부터 연구를 설계하진 못해도, 한번 가르치면 실험을 돌릴 수 있고 매번 똑같이 해낸다.

"논문에서 읽은 걸 해 봤는데, 놀랍지도 않게 안 되는 일이 몇 번이었는지 모르겠다. 근데 클라우드 랩에서는 실험을 복사해서 붙여넣기만 하면 다시 돌아간다." Kolodieznyi의 말이다.

클라우드 랩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재현성뿐 아니라, 과학에 필요한 장비를 누구나 쓸 수 있게 해서 연구를 민주화한다는 점도 꼽는다. "당신이 누구든, 어디에 있든 상관없다. 모두 같은 실험실을 쓴다. 이건 엄청난 일이다." Frezza의 말이다.

카네기멜론의 생명공학자 Huaiying Zhang은 조지아주 저소득층 고등학생들이 대학 클라우드 랩을 쓰게 하자고 제안했고, 이 연구로 미국 국립과학재단 지원금을 받았다. 과학에 관심 있는 학생이 다 좋은 장비를 만질 수 있는 건 아니라고 그는 설명한다. 근데 클라우드 랩에서 실험하면 그 장벽이 사라진다. 카네기멜론 클라우드 랩이 돌아가기 시작하면, 보통 박사과정생과 박사후연구원이나 쓰는 장비로 학생들이 진짜 실험을 해 볼 기회를 주고 싶어 한다.

"그냥 사실을 외우는 게 아니다. 진짜 데이터를 얻는다." Zhang의 말이다. "학생들이 평소라면 만져 볼 수도 없는 장비를 쓴다."

런던대학교(UCL) 연구자들은 런던의 Synthace Life Sciences R&D Cloud와 손잡고, 연구자들이 작업을 자동화하고 실험 workflow를 원격으로 짤 수 있는 no-code 인터페이스를 내놨다. Synthace 발표에 따르면 이 파트너십 덕분에 과학자들은 갑자기 일이 멈추는 상황에 대비해 실험 설계를 "미래에도 버티게" 만들 수 있다.

근데 연구자 Filippa Lentzos와 Cédric Invernizzi는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 기고에서, 비싼 장비의 문턱을 낮추면 테러 집단 같은 나쁜 의도를 가진 이들이 이 기술로 "악의적인" 실험을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go.nature.com/3nsbg9e 참조). 이 문제를 묻자 Strateos와 ECL 대변인은 최고 수준의 데이터 암호화를 쓰고 있고 보안 문제는 없었지만, 이런 가능성을 막으려고 따로 적극적으로 점검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Doerge가 보기엔, 특히 지금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클라우드 랩의 장점이 이런 걱정보다 크다. 2020년 초 COVID-19가 퍼지면서 대학 연구 상당수가 멈췄다. 클라우드 랩이 있었다면 대학의 실험 수업 상당수는 물론이고 그런 연구도 꽤 많이 계속할 수 있었을 거라고 그는 말한다.

"이건 과학에 꼭 필요한 변화였다. 휴대전화나 자율주행차처럼." Doerge의 말이다. "과학을 하는 방식이 기술을 못 따라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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