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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하신 분께

원래 이곳에는 엄청난 3D 그래픽을 가득 배치하여 자랑했었는데, 이렇게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는 편이 저를 더 잘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 싶었습니다. 여러 겉치레를 많이 보셨을 테니, 이제 진솔하게 제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여러 분야에서 가속주의(Accelerationist)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적극적인 분야는 오픈소스 가속(oss/acc) 분야입니다. "더 많이 만들고, 더 빨리 내놓고, 더 많이 대화하자"는 철학입니다. 실제로 수십만 유저를 가진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여럿 이끌었으며 그중 하나는 마이크로소프트에게서 연락을 받는 경험도 했습니다. 제 개발 스택은 효율성과 유연성을 중시합니다. 새로운 사람들과 멋진 소통을 받고 생각을 교류하는 순간에 가장 큰 행복을 느낍니다. 비록 지금은 소프트웨어에만 주력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원자력(nuc/acc), 생명공학(bme/acc), 의료기술(med/acc), 그리고 나아가 과학(sci/acc) 분야로도 확장해보고 싶습니다.

med/acc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는 운 좋게도 관심 있는 영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 의료AI 회사에서 MLOps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제 팀은 다양한 의료 AI 훈련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플랫폼을 만듭니다. 궁극적으로 경쟁력 있는 세계적 제품을 만들어내고, 가능하다면 이를 오픈소스로 공개하여 더욱 나은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비록 천천히 나아가고 있지만 확실히 발전하고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저는 상식을 뒤집는 "수평적 사고"와 독특한 아이디어를 매우 좋아합니다. "로켓 발사가 너무 비싸다"라는 말에 "그렇다면 착륙시켜 재활용하면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응수하는 발상이 바로 그 예입니다. 훌륭한 엔지니어링 능력과 결합된다면 어느 분야에서든 멋진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저는 여러 분야에서 얼리어답터입니다. 덜 다듬어진 제품이나 초기 프로토타입도 기꺼이 사용해보는 편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탐구하고, 서로 과학자나 엔지니어로서 대화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러한 시도를 지속하려면 당연히 누군가의 지원이 필요하고, 그 역할을 제가 기꺼이 맡는 셈입니다. 저는 이러한 제품들을 단순한 미완성품 구매가 아닌, 아이디어에 대한 투자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 이런 결정은 정말 예리하네!" 혹은 "여기서는 디테일이 좀 아깝네."와 같은 평가를 통해 저만의 사고관을 성장시키는 투자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방문자님께서 대단한 무엇인가를 만들고 계시다면, 제가 기꺼이 첫 번째 손님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한민족의 문화를 매우 좋아합니다. K-POP을 비롯한 최근의 한류도 좋지만, 사실은 전통문화에 더욱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전통문화에는 아직 깊이 파헤쳐지지 않은 멋진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설화는 "불가사리"로, 쇠를 먹고 불을 뿜는 괴수이며 부패한 자들을 벌하고 전쟁과 고통을 끝낸 존재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전통 유물인 장승(일명 벅수)은 공동체의 안녕을 지키는 토템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는 미국에서 공부할 때도 별도의 영어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이기홍(Ki Hong Lee)이나 우조아마카 아두바(Uzoamaka Aduba)가 말했듯, 사람들이 차이콥스키나 미켈란젤로, 도스토옙스키 같은 이름을 익힐 수 있다면 제 이름도 충분히 외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민족의 역사와 동아시아 지정학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5천 년 역사 어느 시점을 들여다보아도 항상 큰 격변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민족은 스스로를 구하기도 하고 스스로를 무너뜨리기도 했습니다. 역사는 반복되지는 않지만 유사한 흐름을 가진다고 하니,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역사는 경제학과도 잘 맞물려 있다고 판단합니다. 저는 투자에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토스증권 여러 종목에서 수익률 1위를 달성한 경험도 있습니다. 가끔은 정교한 계산으로 대박을 터뜨리기도 하고 가끔은 시장의 광기에 쪽박을 보기도 하지만, 매일 배움을 통해 전략을 탄탄히 다져나가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백만장자는 아니어도 언젠가는 큰 목표를 달성하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콘솔 게임을 무척 좋아하고, 특히 스토리성이 풍부하거나 사운드트랙이 뛰어난 게임에 몰입합니다. 소설이 19세기의 문학, 영화가 20세기의 새로운 문학이었다면, 게임은 21세기의 새로운 문학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게임을 감상하고 음미하는 것은 하나의 기술이자 특권이라 봅니다. 제가 특히 좋아하는 작품으로는 "고스트 오브 쓰시마", "데스 스트랜딩",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스플래툰 3", "슈퍼마리오 오디세이" 그리고 "산나비"를 꼽을 수 있으며, "라스트 오브 어스"와 "스파이더맨" 시리즈 또한 훌륭한 작품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a11y(접근성)와 i18n(국제화)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제가 미국에서 생활할 때 현지 문화나 언론에 접근할 때 문턱을 느낀 경험이 있습니다. 주변의 뛰어난 한국인 친구들이 언어 장벽으로 기회를 놓치는 모습을 보며, 언어 장벽이 의도치 않게 새로운 형태의 차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접근성과 국제화를 잘 고려한 제품일수록 장인정신과 배려심, 그리고 꼼꼼함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a11y나 i18n을 소홀히 한 제품은 대개 기대만큼 훌륭하지 못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매우 외향적인 성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똑똑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제가 그 방에서 가장 부족한 사람으로 느껴지는 상황을 좋아합니다. 언젠가는 요란한 홍보나 허세 대신 진정한 품질로 승부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 목표를 위해 저는 제 롤모델들을 존경합니다. 예를 들어, 젠슨 황(Jen-Hsun Huang)의 끈기, 리사 수(Lisa Tzwu-Fang Su)의 기술적이면서 구원자 같은 리더십, 그리고 기예르모 라우치(Guillermo Rauch)가 2014년의 대담한 개발자에서 미래를 개척하는 경영자로 성장한 모습 등을 통해 많은 영감을 받습니다.

결국 저는 '기술적 메디치'가 되고 싶습니다. 제 공상들을 현실로 바꾸고, 그 길을 닦아나가며, 이를 통해 사람들이 새로운 모험을 더욱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그 목표를 이루기까지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성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