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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구글과 싸우는 법 - 검색엔진 연구자의 관점
- 우선 첫번째 문제는 인터넷이라는 개방된 플렛폼 안에 외부와의 소통이 차단된 닫힌 플렛폼을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네이버가 우리나라 인터넷 트레픽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관계로 우리나라 인터넷 전체가 외부에 대해 닫힌 결과를 낳았습니다. 네이버에서 외부 글을 검색하거나 외부에서 네이버의 컨텐츠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LLM의 시대에도 같게 다가오고 있다. Search AI와 인터넷의 한국어
- 두번째 문제는 플렛폼 기업으로서 도덕성을 지키지 못 했다는 점입니다. 플렛폼이라는 생태계를 운영하는 주체는 모든 참여자에게 (심지어는 경쟁 기업에게까지도) 공정성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어겼을 경우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합니다. 플렛폼 운영자로서의 지위와 수익은 참여자들이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여전히 동의한다. 한국의 플랫폼 기업들은 반독점법이라는게 뭔지 모르나 보다. 그에 앞서서 독점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운 작은 경제 규모도 한 몫하지만.
- 이런 측면에서 저는 포탈이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글에서 언급했듯이 포탈은 한국 인터넷을 광장이 아닌 술자리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몇개의 닫힌 포탈이 대부분의 웹 트레픽을 과점하는 구도가 지속되고, 더욱이 포탈 내에서도 제대로 된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인터넷 컨텐츠의 질적 저하는 막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인터넷이 갖는 지식 정보의 공유 플렛폼으로서의 기능을 감안하면 이는 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의 문제입니다.
동의한다.
- 한때 인터넷 그 자체였던 야후!의 사례를 들어봅시다. 야후!는 지금도 단일 웹사이트로는 인터넷상에서 가장 방대한 컨텐츠를 자랑하지만, 결국 구글에 검색 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관문으로서의 주도권을 내주었습니다. 스스로를 미디어 회사로 규정한 야후!는 막대한 양의 자체 컨텐츠와 편집 노하우를 경쟁력으로 내세웠지만, 전세계의 컨텐츠를 모두 모아 원클릭에 제공하는 구글 검색에는 당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당장 시장 판도가 바뀌지는 않겠지만 추세는 명확해 보입니다. 컨텐츠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모바일 웹의 대중화로 가벼운 검색엔진이 각광받게 되며, 특히 구글에서 막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기계번역 기술이 사용 가능한 수준으로 좋아진다면, 상황은 급속도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검색엔진을 바꾸는데는 단 5초도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생각해봅시다.
이 부분은 틀렸다는 것이 Bing과 Google의 LLM 전쟁으로 밝혀졌다. 그만큼 경쟁적인 기술이 등장하면 시장은 따라잡는다.
iPod, iPhone, iPad, 소프트웨어를 무시해서는 삼성전자도 안된다
-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가 컴퓨터로 대학원에 진학한 제가 귀에 닳도록 들은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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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소프트웨어를 해서는 밥 먹고 살기 힘들다.
- 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주변 분들이 '삼성전자에는 컴퓨터 전공 임원이 하나도 없다', '프로그래머는 정년이 40이다'는 말씀을 하실 때에는 잠시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해야 잘 하는 성향 탓에 별 고민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때가 2006년의 일입니다.
맞다. 2015년까지만 해도 기승전치킨집이라는 말이 얼마나 유행했는데.
- 풀뿌리 축구가 결국 그 나라 대표팀의 성적을 좌우하듯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취미로 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직업 프로그래머의 대우도 개선하여 최고의 인력들이 몰리도록 해야 합니다. 플렛폼 전략으로 세계를 이끌고 있는 구글과 애플이 모두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우대받는 미국, 그것도 실리콘 벨리의 회사라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겁니다. 최근 화두가 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대한 각성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기를 기원해 봅니다.
풀뿌리 축구가 그 나라 대표팀을 좌우한다. 굉장히 인상적인 구절이다. 동의하고, 특히 요즘에는 사정이 많이 나아진 것 같다. 앞으로는 더 나아지길 바란다.
한국 인터넷은 술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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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Internet이 광장이라면 우리나라의 인터넷은 술자리입니다.
- 광장은 열린 공간에서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서로를 바라보며 의사를 교환하는 상황을 가리킵니다. 술자리는 특정 호스트에 의해 제공되는 닫힌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제한된 참가자들간의 소통을 상징합니다. 물론 광장에서 나누는 대화의 내용은 술자리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임'을 참 좋아합니다. '자기'가 중심이 되는 블로그보다는 싸이월드, 포탈 게시판이 좀더 성향에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포탈 측에서는 '적어도 사용자들이 모여 소통할 공간'을 제공하지 않았느냐고 항변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미 사회의 주도적인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된 인터넷을 장악하고 있는 주체로서, 건전한 논의를 유도해야할 사회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외부 검색엔진에 대한 컨텐츠 비공개 / 임의적인 서비스 중단 및 변경 / 공익보다는 자사의 이익을 위한 편집권 남용 등으로 포탈은 많은 비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동의한다. 하지만 커뮤니티적인 대화들은 YouTube로 대다수 넘어간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그런 면에서 당근의 밝은 모습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