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은 문제는 돌이켜보면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은 종종 양자택일의 문제로 둔갑해 우리 앞에 나타나지만 사실 답은 두 선택지에 없었다.
기술부채는 적을 수록 좋다. 그렇다고 기술부채를 안고 가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조직의 역량을 고려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제품개발 조직을 보자. 이들은 제품도 못 만들면서 개발도 잘하지 못한다. 이 조직은 기술부채는 만들고, 제품개발에는 실패한다.
그런데 사실 내가 더 경계하는 조직은 다음의 모습이다. 이 조직은 기술부채는 절대 만들지 않는다. 대신 제품개발에는 번번이 실패한다. 게다가 기술 조직은 본인들은 문제가 없으며, 심지어는 본인들이 (제품 조직에 비해 더) 잘 한다고까지 생각한다. 이들은 기술부채를 만들지 않는 방법은 알지만 어떻게 제품을 만드는지는 모른다.
매출과 사용자 모두 폭발적으로 성장하면 가장 좋다. 그런데 (비즈니스 역량이 부족하면) 둘은 쉽게 트레이드오프 관계에 놓일 것이다. 그러면 일단 하나라도 잘 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① 꼭 해야 하는 불편한 말은 하지도 못하면서 상대 기분만 나쁘게 만드는 사람, ② 꼭 해야 하는 불편한 말은 못 하지만 딱히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는 사람, ③ 꼭 해야 하는 불편한 말은 곧잘 하지만 상대 기분을 무척 나쁘게 만드는 사람, ④ 꼭 해야 하는 불편한 말도 잘 하면서 상대 기분을 전혀 상하지 않게 말하는 사람. 말 안 해도 뻔하지만 ④가 거의 항상 대부분의 상황에서 유리하다. 즉 거의 모든 대화에서 ④의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니 결국 역량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