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한 도전
하나의 앱에서 금융의 모든 순간을 가능케 만들겠다
초기
이승건은 앱 하나만 만들어보는 거야, 개원은 반년만 미루자라는 마음으로 토스를 시작했다. 마음에는 언제든 병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안전핀을 남겼지만, 초기 멤버 이태양의 나는 다 버리고 뛰어들었는데, 여차하면 의사로 돌아가 버리는 것 아냐? 라는 말에 이내 모든 것을 투자하기로 다짐한다.
초기에는 다양한 제품들을 실험했다. 예를 들어 앱 울라블라를 통해 사람들의 오프라인 만남을 앱에 기록하고 싶을 것이라는 잘못된 가설에 투자했다. 또 앱 다보트를 이용해 의견을 올리고 투표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실험했다. 이승건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효율적으로 결론을 도출해, 정부의 정책적 의사결정에 시민의 뜻이 반영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바일 투표 서비스에 관심이 없었다.
세상이 받아들이는 문제의 크기보다, 우리가 느끼는 문제의 크기가 너무 컸던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이 서비스가 옳다고 주장하게 되는 거죠. 제품은 계속 발전하고 있는데 쓰는 사람은 전혀 늘지 않았어요.
기업인은 곧 장사꾼이다. 사람들의 수요를 파악하고 물건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초기의 토스팀은 거꾸로 당신들은 이것을 원해라고 원하지 않는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고스트 프로토콜
팀원들이 서울 각지로 흩어져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후 제품을 개발하기 전에 간단한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SNS의 반응을 확인했다. 이후 약간의 입질이 오자 홈페이지를 열고 트위터에 링크를 올리니 반응이 확실했다. PMF를 찾았다.
송금의 열쇠
CMS, Cash Management Service의 줄임말이다. 비영리단체 기부금이나 정기 결제 등에도 이용하는 서비스이다. 하지만 CMS는 원래 다달이 일정액을 송금하는 자동 이체 서비스이기 때문에 송금을 요청할 때마다 계좌 출금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토스는 한 주간의 송금 기록을 모아 금요일에 출금했다. 송금은 8시간마다 수동으로 일일이 돈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영속 불가능한 운영이었다. 그럼에도 사용자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이런 입급 지연은 곧 SC제일은행이 토스에 입금 이체 펌뱅킹 (은행과 전용 회선으로 직결되는 기업 자동이체 서비스) 망을 열어주며 해결되었다. 하지만 곧 VAN 사의 담당자로부터 정부가 기업 자동이체 서비스하라고 망을 열어줬지 개인 간 송금하는 데 쓰라고 해준 게 아니라고 토스에 CMS를 제공하지 말라는 당국의 연락을 받았다는 것을 듣게 되었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국내 모든 은행을 찾아다니며 출금 이체 펌뱅킹망을 여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3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했고, 토스는 정면돌파하며 3년 동안 꾸준하게 은행과 제휴를 맺었다.
핀테크란
핀테크는 테크회사가 금융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금융 회사가 테크를 배우는 게 아니다. 아직 한국에는 제대로 된 핀테크 서비스가 없다.
토스는 금융업으로 혼동될 여지 때문에 규제를 꺼리는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한쪽에서는 보수적인 금융 기관들이 토스를 방해했으며, 반대쪽에서는 카카오가 **뱅크월렛 포 카카오**라는 간편결제를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려움이 많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핀테크 규제를 풀어주기로 약속하며 상황이 개선되었다.
이번에 확 바뀌지 않으면 금융 산업에 미래가 없다는 위기감과 절박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 합니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계의 큰손들도 어느덧 문을 열어주었다. 이승건은 이 분에 대해 아무 문제도 생기지 않기만을 바라며 뭉개는 관리자가 아니라, 은행의 미래를 고민하고 큰 결정을 내리는 분이었다고 말했다.
초기 가설의 오류
초기 토스 팀이 믿어온 가설들은 여러 방면에서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 가맹점들은 결제 과정을 개선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 별 관심이 없었다.
- 사용자도 많고 간편한 토스결제를 너나없이 이용하고 싶어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 Naver Pay, KakaoPay, 삼성페이 등 경쟁자가 너무 많았다. 토스페이의 설득력이 부족했다.
- 송금으로 사용자 모아서 결제로 전환하면 게임 끝이다. 그렇지 않았다. 송금에는 한 건당 500원 가까이 되는 수수료가 있었고 이는 곧 엄청난 양의 수수료가 되었다.
새로운 어려움
해외 투자 유치의 어려움에는 이승건의 서툰 영어도 있었다. 토스 앱이 여러 금융사의 상품을 한꺼번에 비교하려는 시도는 일사전속주의에 반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금융 규제 등의 대상이 되었다.
토스 PO의 핵심 역량
- 어떻게든 성과를 만들어내는 능력. 될 때까지 이것만 생각하며 몰입하는 힘.
- 제품의 전략과 우선순위를 모델링이나 수학적 사고를 통해 찾아내는 능력. 헛발질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 모바일 서비스 개발 경험, 복잡도가 높은 제품을 다루는 능력
- 동료로부터 신뢰를 형성하고 조직을 이끄는 능력
-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와 파트너로부터 협업을 이끌어내는 능력
- 당장의 지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능력 & 모바일에서 통할 서비스를 알아보는 능력
이렇게 PO의 권한이 강하기에 대표가 원하더라도 PO에서 거절되는 아이템도 있었다.
문화의 힘
해내세요
모든 것은 의지와 실행력의 문제일 뿐, 불가능은 없다는 신념의 표현이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팀원에게 해내세요는 변명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팀원에게 해내세요는 응원이었다. 은행에 수수료 협상을 하러 가는 이승건에게 팀원들은 해내세요라고 외쳤다. 누군가 몸살이 나서 하루 쉬겠다고 메시지를 남기면 완쾌해내세요 댓글이 달렸다.
사일로
단위조직이 마치 하나의 스타트업처럼 독립성과 완결성을 가진다는 의미로 사일로라는 표현을 택했다.
공화주의
이승건은 공화정을 흠모했다. 공화주의 국가의 시민은 법과 규칙을 스스로 만들고 지키는 책임감과 도덕성을 갖췄다. 또한 개인의 무분별한 자유보다 공공선을 중시했고, 무엇이 공공선인지는 토론으로 결정했다.
적이 없다면
경험상 적(敵)이 없는 나이스가이는 어떤 것도 스스로 결정하는 법이 없는 무능한 사람이었다. 판을 흔들어 무언가를 바꿔보려는 혁신가는 적이 많았다.
Radical Candor
동료 간에는 완전한 솔직함을 추구한다. 동료가 잘하는 점을 비롯해 더 잘할 수 있는 점까지도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기술 고도화
- 데이터센터 이중화
- 초기 코드의 개편
- 디자인 시스템
등의 기술 고도화를 이루어냈다.
Megalomania
이승건은 종종 스스로를 이렇게 표현하곤 했다. 더 위대하고 거대한 것을 끝없이 추구하는 경향이다. 자신의 역량과 선의를 확신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판단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해 독선을 부릴 때도 있다.
슈퍼 앱을 향해
토스는 더이상 장기자랑에 나가는 초등학생일 수 없었다. 증권, 은행, 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열어나가기 시작하며 이제 본격적인 슈퍼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