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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시밍

Shim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에서 요청을 가로채서 변조해서 되돌려주는 기법을 뜻한다. 매끄러운 Shim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나는 치킨집에 전화를 했지만, 미션 임파서블 영화 같이, 사실 그 사이에서 스파이가 그 전화를 가로채서 대신 치킨을 요리해서 배달까지 대행해준 것이다.

사람들은 서비스의 구현에 관심이 없다. 내가 현금을 뽑는다면 돈이 뽑히는게 중요하지 진짜 ATM인지, 터미네이터인지, 뒤에 사람이 숨어서 하나하나 세주는 것인지는 알 바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서비스가 돌아가고 있다는 눈속임을 잘 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엔지니어링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장까지의 시간(Time-to-market)이다. 이런 사례는 기업의 운영에 있어서 꽤 흔하다.

  • 네이버는 뉴스 자동화 시스템을 만들지 못해 온갖 언론사를 일일이 찾아가며 뉴스를 배포할 권한을 받아왔다.
  • 배달의민족도 주문 시스템을 완성하지 못해 앱으로 배달이 들어오면 배민 팀에서 사장님께 직접 전화를 드렸다.
  • 토스도 송금 시스템을 완성하지 못해 하루에 3번 이승건이 직접 은행에 가서 송금 업무를 대행했다.
  • 에디슨도 전구를 만들었다고 공개적으로 얘기했을 때부터 실제로 전구를 완성하기까지 4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 아이폰의 첫 발표 때도 기능을 결합하지 못해 전화용 아이폰, 음악용 아이폰, 지도용 아이폰이 따로 있었다. 그리고 설계된 순서로 아이폰을 바꿔치기하며 마치 하나의 아이폰에서 모두 작동하는 것처럼 속였다.
  • 테슬라도 비슷하다. 일론은 항상 과감한 데드라인을 정해놓지만 그 데드라인을 잘 지킨 적이 있던가?

다만 흥미로운 관찰은 Bad Blood로 유명한 테라노스 또한 같은 흐름이었다는 것이다. 테라노스는 피 한 방울로 모든 건강검진을이라는 모토 아래 사업을 확장했지만 실제로 기계는 동작하지 않았으며 모든 검진은 실험실에서 수십가지 기계로 대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것이 거짓이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테라노스는 몰락했다. 만약 테라노스에게 시간이 조금 더 주어져 실제로 서비스를 구현했다면 역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에디슨은 4년이 걸렸지만, 20세기의 4년과 21세기의 4년은 속도가 다르다는 것 또한 인지해야 한다.

Fake it until you make it은 어디까지 납득 가능한가?

Service Shimm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