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고
한줄평
민사고에 대한 한줄평을 내리자면,
한민족의 모든 욕망을 충실하게 형체화한 모습. 그 장점과 단점을 한 곳에 정제한 모습.
라고 할 수 있겠다. 한민족의 영리함을 뜨문뜨문 가지고 있지만, 한민족이 오랫동안 버리지 못하는 후진성과 폐단, 그리고 논란이 있을 때마다 재빠르게 멍석말이 하는 모습, 냄비처럼 쉽게 달아올랐다가 금방 꺼지는 모습, 무엇이 어떻게 되었든 결과가 잘 나오면 외면하는 모습, 그럼에도 독창적인 찬란한 문화가 어찌저찌 만들어졌고, 그걸 의도치 않게 유지했고, 그게 외부에 상품화된 것까지...
학연
우선 압도적으로 밀집도가 높은 학연 사회이다. 나는 오히려 대학보다 더 밀집도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에서는 학과 단위로 어울리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단순히 '동문이다' 정도만 존재한다. 민사고는 반대로, 선배들 얘기 들어보면, 기숙사 옆 방이 지금 어디 대표고, 어디 교수고, 검사, 의사고... 그마저도 분야가 잘 안 겹친다. 그래서 어디 각계각층이든 지도자 혹은 권한 있는 누군가를 정말 알고 지내는 사회다. 한국 학연 사회의 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