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처럼 나타난 본디
본디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타이완 등에서 앱스토어 1위를 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메타버스 소셜 앱이다. 3D 캐릭터를 만들 수 있고 자신의 방을 꾸밀 수 있다. 싸이월드가 현대적 메신저의 형태로 재탄생한 느낌이랄까. 메타버스 앱 중 꽤 잘 만든 축에 속한다. 모델링도 잘 되어있고, 상호작용도 자연스러우며, 수많은 3D 스타일과 물건들이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3D 아바타보다 낫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럼 뭐가 그렇게 다른가?
3D 캐릭터 만들기. 본디에서는 기본적으로 주는 트렌디한 프리셋이 많기 때문에 캐릭터를 금방 만들 수 있다. 나는 5초 걸렸다. 커스텀은 언제나 좋지만, 나는 인스타그램이 맨얼굴 아바타를 주며 눈썹, 코모양, 등등 49가지 선택 옵션을 거쳐야만 아바타를 만들 수 있게 주었을 때 겁을 좀 먹었다.
마을. 여기에서 친구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을에서는 친구 아바타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엄청난 소셜 효과가 발생한다. 진짜 친구들 사이에 있는 느낌? 그리고 단순하게 리스트로 보일 때보다 친구도 더 많아 보이고 활기 차다. 친구들의 피드 업데이트도 피드 대신 친구 아바타 머리 위 말풍선으로 나타난다. 피드 업데이트 내용에 따라서 아바타들의 행동도 지정할 수 있는데, 자전거를 타는지, 커피를 마시는지, 아니면 드라마 정주행을 하는지 등등이 그 예다.
뭐해? 버튼. 마을에서 돌아다니는 아바타 옆에 뭐해? 버튼이 있다.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스냅챗과 똑같은 방식이지만, 처음 대화를 시작해야한다는 심리적 장벽이 없다는 가장 큰 차이가 있다. 마을에서 친구들 뭐하나 지켜보다가 버튼 하나 누르면 끝이니까. 그래서 나도 스냅챗을 쓸 때보다 훨씬 더 많이 사진을 찍어서 주고 받았다. 가끔 하나의 UI and UX가 큰 차이를 만든다.
채팅. 채팅 인터페이스도 다른 앱과 다르다. 위 절반이 채팅 말풍선이고 아래 절반은 아바타 둘이서 대화를 한다. 대화의 내용에 따라서 안기도 하고 하이파이브하기도 하고 춤추기도 하고 같이 돈방석에 안기도 한다. 간단한 수준의 텍스트 구문 분석을 하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 "저녁 먹어" 하면 저녁을 먹는 것 같은 제스처를 취하는 것과 같다.
아파트. 나 자신의 방을 꾸밀 수 있다. 마찬가지로 아이소메트릭(육각정방등축의)한 아파트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마치 동네에 사는 것처럼 말이다. 내 방에 누가 다녀갔는지 기록도 남고 친구 방에 다녀갈 때 쪽지를 남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