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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위기와 지식인에 대해 — 영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국가적 위기와 지식인에 대해 — 영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노트

이 글의 원문은 영어입니다.

Stebbings 님께

오늘은 을 시작한 지 30일째 되는 날입니다.

마지막 글을 쓰려고 앉아 고민하다 보니, 제 조국 대한민국이 맞닥뜨린 위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아직 학생이지만, 앞으로 닥쳐올 불길한 도전에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대한민국과 영국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지식인이라면 두 나라가 위기를 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도 고작 한 사람이 나라의 불길한 흐름에 무슨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은 여전히 떨쳐지지 않습니다.

도전의 규모가 너무 커서 엄두가 안 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일랜드의 위대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내 영광이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지 생각해 보니, 내 영광은 그런 친구들이 있었다는 것이었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기여가 아무리 작아 보여도, 우리에게는 변화를 일으키고 발전을 앞당길 힘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국가적 위기

먼저 우리 두 나라가 겪고 있는 시련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도전을 똑바로 봐야 이겨 낼 첫걸음을 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경제적 난제 -- 무역 장벽과 정치적 긴장이 두 나라를 무겁게 누르고 있습니다. 바다 건너, 한때 강대국이었던 영국은 기업 투자와 소비자 신뢰가 떨어져 크게 고생하고 있고, 브렉시트의 여파도 아직 이어지고 있습니다.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어느 때보다 짙은 가운데, 영국은 혼란 속에서 제자리를 찾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은 미중 무역 갈등이 길어지면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고, 그 여파에 휘청이고 있습니다.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신세인 한국은, 점점 거세지는 압력 속에서 균형을 잡을 방법을 찾으며 위태로운 외교 판을 헤쳐 나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두 나라 모두 역경을 딛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나라로 거듭나려 애쓰고 있고, 영국은 유럽과 미국 사이에서,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독특한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 사회적 난제 -- 영국은 빈곤, 가정 폭력, 약물 남용, 정신 건강 문제 같은 수많은 사회 문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위대한 나라 영국에서 가정이 무너지고 아이들이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국민들은 깊은 무력감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도 영국 국민은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어려움 속에서 희망을 놓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바다 건너 한국은 출산율이 곤두박질치면서 인구 고령화라는 또 다른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사회적 고립을 두려워하고, 노인 인구가 늘면서 의료와 사회 서비스의 부담이 커지자 노년층 역시 고립을 두려워합니다. 이 좁디좁은 땅에서 모두가 서로를 "외계화"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동족상잔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이 흐름을 뒤집으려는, 존경받아 마땅한 한국인들의 노력에도 과 생산성은 떨어지고 불평등은 깊어져서 대세는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둠을 뚫고 저편의 빛으로 나아가려는 끈질긴 의지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 지정학적 난제 --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스코틀랜드는 오랫동안 영국에서 독립하기를 바라 왔습니다. 분열을 낳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제1장관이 두 번째 독립 국민투표를 요구하면서 이 바람은 더 커졌습니다. 갈라지려는 국민을 하나로 묶어야 하는 영국처럼, 바다 건너 한국은 이미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묶으려 애쓰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슬아슬한 힘의 균형을 뒤흔들 수 있는 지정학적 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북한의 미사일과 핵 실험은 북핵 위기를 키우며 이 땅에 공포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그래도 한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굳게 지키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고, 언젠가는 통일될 거라는 희망도 아직은 품고 있습니다. 앞길이 위험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하겠지만, 한국은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 행정적 난제 -- 2022년 가을,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45일 만에 사임했습니다. 트러스 총리는 2022년 10월 복지를 줄이고 세금을 깎는 대규모 감세안을 내놓았는데, 영국이 엄청난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때라 결국 책임을 지고 물러났습니다. 영국 전역이 충격에 빠졌습니다. 한편 한국 정치는 부패와 양극화, 투명성 부족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는 등 어려움이 가득합니다. 평론가들은 한국 정치가 아직 민주주의 원칙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말하고, 진영을 가리지 않고 터지는 정재계 인사들의 부패 소식은 국민의 환멸을 키우고 있습니다. 게다가 진영 갈등이 깊어질수록 정쟁만 거세지고, 국민을 위한 법안은 점점 통과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 와중에 민주적 제도를 다지고 책임성과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노력이 열매를 맺어서 대한민국과 영국이 이 시련을 딛고 더 단단하고 하나 된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우리 두 나라를 괴롭히는 시련을 적다 보니 알 수 없는 슬픔이 떠나질 않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불길한 미래가 너무 안타깝습니다.

싸움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르고, 그 안의 희미한 희망마저 그림자에 가려 흐릿합니다.

불확실성의 구름은 어느 때보다 가까이 다가와 우리를 집어삼키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식인의 책무

한 나라의 흐름에 오래가는 영향을 주려면, 변화를 바라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로 영향력과 힘을 발휘해야 합니다.

의미 있는 영향을 주는 데 필요한 자원과 지식, 전문성을 갖추려고 노력해야

우리의 노력으로 나라의 방향을 정하고 발전과 혁신에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영향력을 발휘해서 나라의 흐름을 바꾸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나라가 안고 있는 과제를 깊이 이해하고, 신중하고 사려 깊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래도 저는 이것이 민족의 심장과 맞닿은 고귀한 열망이고, 애쓸 가치가 있는 목표라고 느낍니다.

이 여정을 시작하려면 힘을 얻어야 합니다.

무력이나 강압에서 나오는 힘이 아니라, 교육과 지식과 이해에서 나오는 힘입니다.

그래야 비로소 여러 길로 우리가 가진 자원과 영향력을 써서

주변 세상에 의미 있는 영향을 주고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금융계는 사회와 나라에 좋은 선순환을 일으켜야 합니다. 교육과 다양한 관점은 좋은 변화를 만들어 갈 토대입니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들고, 혁신적인 스타트업에 과감히 투자하고, 멘토링과 조언을 해 주고, 정책 변화를 지지하며 변화를 이끌어 내는 무거운 임무가 금융계에 있습니다.
  • 이공계는 나라의 앞길을 그리는 데 총대를 메야 합니다. 연구개발을 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는 해결책을 만들고, 정책 결정에 목소리를 내고, 대중을 일깨우고, 다음 세대를 이끌어야 하는 무거운 임무가 이공계에 있습니다.
  • 인문계에도 사회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을 책임이 있습니다. 사회 정의와 인권을 넓히고, 눈앞의 문제를 두고 대화와 토론을 일으키고, 나라의 문화와 유산을 지키고, 여러 문제와 사건에 통찰을 주고, 다음 세대를 가르치고 깨우쳐야 합니다. 이렇게 미래 세대에게 발전과 깨달음의 유산을 남기는 무거운 임무가 인문계에 있습니다.

이 모든 걸 아우를 수 있다면 우리는 박식가Polymath의 영역에 들어섭니다. 박식가는 과학, 공학, 인문학, 예술, 사회과학처럼 여러 학문에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말합니다. 박식가는 여러 분야의 지식을 잇고 엮어서 새롭고 복잡한 문제에 적용할 줄 압니다.

영국과 한국의 역사를 보면, 폭넓은 지식과 이해에 사회적 책임감까지 갖춘 박식가들이 있습니다. 과학과 인문학과 예술을 넘나들며 지성을 펼친 이들은 각자의 사회에 지워지지 않는 발자취를 남겼고, 지금까지도 여러 세대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학문을 향한 끊임없는 노력과 인류를 향한 투철한 사명감으로, 이들은 진정한 Renaissance Person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 주었습니다.

박식가를 향하여

아는 것이 힘이다 -- 프랜시스 베이컨

프랜시스 베이컨은 자신의 지적 활동으로 오늘날까지도 영국의 흐름에 큰 영향을 남긴 선구자입니다. 베이컨은 과학적 방법을 옹호하고 경험적 관찰과 실험을 강조해서, 전통적인 학문의 한계를 허물고 학문 사이를 넘나드는 연구의 새 길을 열었습니다. 덕분에 영국은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키고, 증거에 기반한 새로운 지식 접근법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귀납적 추론을 향한 그의 열망은 훗날 영국 왕립학회 설립으로까지 이어집니다.

근데 베이컨의 영향력은 과학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베이컨은 국회의원과 대법관을 지내며 영국 정치와 법에 공헌했고, 지금도 영국 사회를 떠받치는 법률 시스템과 정치 제도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성문법 체계를 발전시키는 데도 큰 몫을 했습니다. 권력 분립과 개인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그의 생각은 영국은 물론 전 세계의 정치 담론에 큰 영향을 남겼습니다.

독서야말로 우리들의 본분 -- 다산 정약용

오직 독서 이 한 가지 일이 위로는 옛 성현(聖賢)을 좇아 함께 할 수 있게 하고 아래로는 백성을 길이 깨우칠 수 있게 하며 신명에 통달하게 하고 임금의 정사를 도울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인간으로 하여금 짐승과 벌레의 부류를 벗어나 저 광대한 우주를 지탱하게 만드니 독서야말로 우리들의 본분(本分)이라 하겠다.

기술을 천히 여겨서는 안 된다. 기술이 인간의 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은 대단히 크다. 이를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 인간과 짐승을 구별하는 것은 인륜을 가진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소유하고 그걸 발전시켜 나가는 데 있다. 우리는 낙후된 실정을 직시하고 어서 빨리 서양의 근대 과학 기술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산은 당대 한국이 겪은 역사적 어려움 속에서도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발전에 평생을 바친 선각자였습니다. 다산은 부패한 관료와 한국 사회를 괴롭히던 부조리를 목소리 높여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방대한 지식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개혁과 개선을 주장했습니다.

다산의 공헌은 과학, 농업, 경제, 정치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습니다. 새로운 농업 기술을 개발하고 신기술을 들여왔으며, 경제 정책과 경영에 관한 방대한 저술을 남겼습니다. 국민의 복지를 앞세우는, 더 포용적이고 투명한 정부를 만들려고 애썼고, 이런 개혁이 한국의 발전과 번영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산은 또 근대 서양의 지식과 과학 원리를 한국 사회에 들여오려 했던 실학 운동의 중요한 인물이었습니다. 한국이 옛 지식과 전통에만 기대는 것이 발전을 가로막는다고 보고, 근대 과학의 방법과 사상을 들여와서 한국의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P 대 NP 문제

대한민국과 영국은 서로가 마주한 도전을 함께 고민하며 두 나라의 미래를 같이 만들어 가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불확실성과 갈등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 평화롭고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려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가 가진 지식과 전문성을 살려서 눈앞의 경제적, 사회적, 지정학적, 행정적 어려움을 넘어서야 합니다.

복잡한 문제에 새로운 해법을 찾으려면 여러 관점을 끌어와서 이해와 협력의 다리를 놓아야 합니다.

그래도 제일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 지적 호기심, 사회적 책임, 정의 추구라는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발전과 깨달음을 끝까지 좇는 마음가짐입니다.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고민하다 보니 의 PP 대 NPNP 난제가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제일 빠른 NPNP-난해 문제 풀이 알고리즘도 기하급수적인 시간이 걸려서, 큰 문제를 풀기엔 너무 비효율적입니다.

근데 만약 다항 시간 알고리즘이 발견된다면 (그러니까 P=NPP = NP라면)

여러 분야에 혁명이 일어나는 건 물론이고 실용적으로도 엄청난 파장이 있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불평등, 차별, 정치적 양극화, 환경 파괴, 빈곤 같은

복잡한 사회 문제 가운데 단 하나라도 제대로 풀 수 있다면,

그 해법을 줄줄이 적용해서 개인과 사회의 행복을 끌어올리는 혁명적인 선순환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회와 나라가 안고 있는 NPNP-난해 문제를

다항 시간 안에 풀어서, 전 세계가 마주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합시다.

방대한 지식과 영향력으로 각자의 사회의 미래를 그린 베이컨과 다산 같은 박식가들의 유산을 이어받읍시다. 발전과 혁신에 헌신한 그들을 본받아 우리의 재능으로 좋은 변화를 이끌고,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갑시다.

더 나은 교육과 다양한 관점을 기르는 데 투자하고,

생각이 깊은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들고,

다음 세대를 깨우치고, 모두를 위한 정책 변화를 지지합시다.

우리의 글과 연구와 지지 활동으로

정의, 인권,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앞당기고, 미래 세대에게 발전과 계몽의 유산을 남겨야 합니다.

결국 의 운명은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다 함께 힘을 합쳐 눈앞의 도전을 이겨 내고, 모두를 위한 평화롭고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적 호기심, 사회적 책임, 정의 추구라는 공동의 가치를 따라, 우리가 가진 지식과 전문성으로 좋은 변화를 이끌어 냅시다.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과 나라와 미래 세대를 위해 이 도전에 맞설 고결한 의무가 있습니다.

손을 맞잡고 더 밝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조성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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