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가 거부한 쥘 베른의 《20세기의 파리》, 131년 뒤 공개된 1960년 파리 예언
- 쥘 베른이 1863년에 쓴 미래 소설 《20세기의 파리》는 출판사 피에르쥘 에첼이 예언이 믿기 어렵고 분위기가 지나치게 어둡다며 거절한 뒤 131년간 미출간으로 남았다가 1994년 프랑스에서 처음 나옴
- 작품 속 1960년 파리는 압축공기로 돌아가는 고가 철도 4개 환상선, 10만 개 가로등, 파리와 런던, 뉴욕, 캘커타 거래소를 잇는 주식 시세, 문서 사본을 보내는 사진 전신을 그렸고, 베른은 1859년 에티엔 르누아르의 엔진과 조반니 카셀리의 전신 등 이미 존재하던 기술을 확장했음
- 실제 파리 지하철 1호선은 1900년 7월 개통해 베른이 쓴 지 37년 만에 예상을 따라갔고, 노선 대부분은 압축공기가 아닌 전기로 지하를 달렸으며 오늘날 여러 노선이 무인 운행됨
- 베른은 파리가 옛 경계를 넘어 100km가 넘는 대도시로 퍼진다고 봤는데 1962년 파리 행정구역 인구는 약 279만, 파리 지역은 약 847만이었고 1958년에는 라데팡스 개발이 시작돼 CNIT가 그해 문을 열었음
- 베른은 근대가 과거를 지운다고 가정했지만 실제 파리는 옛 건물을 쌓아 두는 쪽을 택했고, 이 예측 실패가 문학에 매달리는 16세 고아 미셸 뒤프레누아를 파멸로 몰아감
Hacker News 의견들
책은 샀는데 아직 못 읽었음. 근데 원고 발견 이야기가 좀 의심스럽더라. 인터넷이 막 퍼지던 시점에 딱 나타난 게 우연이라고?
우연 맞음. 1863년에 출판 거부당하고 서류 더미 속에 있다가 1989년에 다시 나온 거임. 톨킨 작품도 사후에 쏟아져 나왔잖아. 낭트 박물관에 초고랑 편지 20만 페이지가 소장돼 있고, 그 전부가 거기 있는 것도 아님. 1980년대 중반 이후 일어난 일을 다 인터넷 음모로 묶는 건 좀 아니지.
난 읽어봤는데 실망이 컸음. 소설 자체가 별로임. 예언이 안 믿겨서 버린 게 아니라 기대 품질에 못 미쳐서 버린 초고였고, 지금 와서 베른 이름만 붙이면 팔린다는 걸 알고 '가족 금고에서 발견된 잃어버린 원고'로 포장한 거지.
20,000리 바다 밑을 다시 번역하고 교정한 판 같은 작업을 다른 작품에도 해볼 만한 게 있을까? USNI에서 낸 판으로 다시 읽었는데 아주 좋았음.
1991년에 나왔으면 데이비드 브린의 Earth랑 바로 비교됐을 텐데, 2012년이었으면 KSR의 2312랑 붙여볼 수 있었을 거임. 브린은 1996년 휴고 후보에 오른 작가이기도 하고.
출간 연도가 왜 중요함? 한 번 나오면 아무 때나 다시 읽고 아무 책과나 비교하면 되는데. 책이 6개월 지나면 만료되는 것도 아니고.
초판이 1994년이니 몇 년 차이도 안 남. 난 이 책을 이제야 알았다는 게 더 놀라움.
브린은 NASA의 NIAC 자문도 했고 정치 발언도 활발한 사람임. 지난주에 UAP 투명성 주제로 중간선거 앞두고 글을 썼는데 꽤 비판적이었음. 난 동의는 안 하지만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긴 하더라.
왜 글 첫 이미지가 AI로 만든 파리 스카이라인임? 진짜 사진 구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
차라리 1800년대 말 삽화본에 들어가던 목판화였어야 함. 어릴 때 《그랜트 선장의 아이들》 보면서 티에라델푸에고 그림 같은 걸 봤는데 그게 이야기를 살려줬음.
그 이미지는 Jan Becke가 찍은 파리 파노라마인 듯. janbecke.com에 올라와 있음.
좋은 글임. 스포일러만 빼면 재밌게 읽었음.
베른 원작 각색 영화들은 늘 실망스러웠음. Nautilus 시리즈는 도저히 못 보겠고 Mysterious Island도 형편없음.
Grand Entrepôt Dramatique에서 희곡을 공산품처럼 조립하는 대목이 소름 돋았음. 한 사람은 발단, 한 사람은 결말, 운율 담당, 펀치라인 담당에 말장난 부서와 농담 중앙사무소까지 있다니. 기술 예측보다 2020년대 생성 AI 시대를 더 정확히 맞힌 느낌임.
Save the Cat 같은 각본 가이드랑 똑같음. 분 단위로 비트를 정하는 그 표 말이야. 할리우드가 좋아한다더라.
문장은 별로지만 그래도 재밌게 읽힘. 편집자 주석이 달린 판을 추천함. 19세기 작가들을 죽 나열하며 평가하는 챕터가 있는데, 베른 의견인 줄 알면 베른 편집자 의견이고 출판되길 바라서 넣은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