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농부가 다락방에서 주운 씨앗, 키 1.8m에 이삭 7개 달린 고대 밀로 밝혀져
- 1990년대 초 이탈리아 파르마의 농부 클라우디오 그로시가 다락방에서 발견한 정체불명 씨앗을 거름더미에 뿌렸더니 키가 약 1.8m로 상업 밀의 두 배에 이르고, 한 줄기에 이삭이 7개씩 달리며 알곡 색이 노랑, 검정, 빨강, 흰색, 초록으로 나오는 밀이 자람
- 실험실 분석으로 이 밀은 트리티쿰 투르기둠(Triticum turgidum, 폴라드 밀)으로 확인됨. 오늘날의 터키, 이집트 일대가 원산지이고 이탈리아에서도 재배되다 고수확 상업 품종으로 교체되면서 사라진 종임
- 그로시가 빻아 구운 빵은 반죽이 잘 부풀지 않았지만 견과 향과 단맛이 났고, 지금은 미라콜로(Miracolo) 브랜드로 크래커와 빵을 팔고 있음
- 그로시는 창세기 41장에서 요셉이 파라오의 꿈을 풀며 등장하는 한 줄기에 일곱 이삭 구절이 자기 작물과 같다고 보고 고대 곡물이라 확신함
- 씨앗 자루는 1915년 농장을 시작한 증조부가 남긴 것이고, 물과 흙과 햇빛 없이 다락방에서 수십 년을 지내고도 발아함
Hacker News 의견들
제목이 완전 낚시긴 한데 본문은 재밌더라.
낚시는 무슨, 다락방에서 증조부가 남긴 곡식 자루 찾아서 심어봤더니 신기한 게 나왔다는 얘기 그대로잖아.
근데 댓글에 붙여놓은 요약은 글 그대로 긁어온 것 같아서 별로임. 원문도 길지 않은데 굳이 그렇게까지.
그 요약은 제품 홍보하는 사람 주장이고, 전 세계가 왜소 품종으로 갈아탄 건 키 큰 밀이 폭풍우에 쓰러져서 수확을 통째로 날려버리기 때문임. 유전자 다양성으론 가치 있는데 농사용으론 신기한 구경거리 수준이지.
쓰러짐은 요즘 화학 성장조절제로 키를 줄여서 해결함. 그 화학물질이 아주 깨끗하다고는 못 하겠지만.
고대 곡물은 글루텐이 훨씬 적어서 지금 같은 글루텐 문제가 생긴 거라는 얘기도 있음. 물론 단순화긴 한데.
글루텐 알레르기는 드물고 셀리악은 목숨이 걸린 병임. 셀리악이 아닌데 감수성 있다는 사람은 대부분 글루텐 때문이 아니라 노시보나 다른 성분 때문에 가스가 차는 거라는 논문도 있음.
100년 전 씨앗을 같은 지역에 심으면 생태계에 문제 생기는 거 아니냐.
그런 밀은 인간이 재배해줘야만 살아남음. 게다가 600에이커에 유전적으로 동일한 풀 심고 살충제 뿌리는 것보다야 영향이 작지.
스위스에선 우르딘켈, 그러니까 고대 스펠트를 많이 심음. 미국도 1920년대까지 심었는데 껍질이 두꺼워 제분기를 빨리 닳게 하니 제분소가 새 밀로 갈아타고 농부들도 따라간 거임.
스펠트 파스타가 별로라는 건 이해가 안 감. 살짝만 익혀 먹으면 견과 향이 토마토랑 잘 어울리던데.
우르딘켈은 다른 스펠트랑 달리 밀과 교배된 적이 없고 질소 비료를 못 줌. 글루텐 네트워크가 약해서 물량법 같은 방법으로 구워야 함. 참고로 아인콘은 1만 년 전 이배체, 에머는 사배체고 호밀은 아예 다른 작물임.
어린이가 크는 데 필요한 아르기닌이 더 많다는 대목에서 과학 문해력이 한심해짐. 아르기닌은 필수 아미노산도 아니고 몸에서 만드는데.
박사는 아니지만 어린 포유류에는 필수고 성인에는 조건부 필수인 아미노산이 있다는 자료도 있음.
그 대목은 그냥 사이언티즘 같음. 미량 영양소 골라서 자랑하고 글루텐 적은 거 칭찬하는 건 이미 하고 싶은 걸 과학으로 포장하는 것밖에 안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