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뉴스 프런트에 다시 오른 피터 왓츠의 '블라인드사이트', 의식은 진화의 사치라는 논쟁
- 피터 왓츠의 2006년 하드 SF 소설 블라인드사이트는 토르 북스에서 384쪽으로 나왔고, 일본어판으로 세이운상 최우수 장편을 받았으며 휴고상, 존 W. 캠벨 기념상, 로커스상 후보에 올랐음
- 2082년 지구 대기권에서 정체불명의 혜성체 파이어플라이 수만 개가 격자 모양으로 타버려 인류가 외계 존재를 확인하고, 개조된 승무원들이 해왕성 너머 혜성 번스-콜필드로 파견되는 퍼스트 컨택트 이야기임
- 의식, 자유의지, 인공지능, 신경학, 게임이론을 다루며, 해양생물학자인 저자가 부록에 진화생물학과 인지연구 인용을 붙였음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BY-NC-SA 라이선스로 전문을 무료 공개했고, 속편 에코프락시아는 2014년에 나왔음
- 해커뉴스 댓글에서는 '의식은 진화의 사치'라는 전제와 초지능을 블랙박스로 다루는 합성가 설정을 두고 호평과 혹평이 갈렸고, 우주 뱀파이어 설정이 반복해서 도마에 올랐음
Hacker News opinions
내 최애 SF 중 하나임. AI 의식 논쟁에 관심 있으면 재밌게 읽을 듯. hpmorpodcast에서 작년에 이 책 같이 읽는 팟캐스트 했고, blindsight.space는 왓츠가 승인한 단편영화 사이트임.
속편 Echopraxia도 좋음.
의식 탐구만 놓고 보면 그렉 이건의 Permutation City가 훨씬 재밌음.
포스트 GAI 세계에서 인간이 쓸모 있는지에 대한 곁다리 논의가 제일 흥미로웠음. 주인공 직업이 이해하기 너무 어려운 아이디어를 실행 가능한 표면적으로 번역하는 건데, 초지능을 블랙박스로 다루는 정책 결정자용 인터페이스임. 비의식 지능 논의는 별로였음, 개미는 매일 보니까.
Rifters 시리즈도 훌륭함. Stand on Zanzibar를 40년 뒤에 다시 쓴 느낌임.
내 인생 최고의 SF 소설임. 작가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읽을 수 있음. 2070년대 특이점 직전에 외계 드론 떼가 지구를 스냅샷 찍고 대기권에서 타버리고, 온갖 신체와 정신 개조를 한 포스트휴먼 승무원이 근원을 찾아 태양계 밖으로 감. 화자는 감정을 절제한 합성가 Siri Keeton이고, 중국어 방이나 실제 블라인드사이트 같은 소재가 깔림. 러브크래프트에 올리버 색스를 섞은 느낌임.
뱀파이어 설정은 좀 촌스러웠음. 과학적 설명은 붙어 있었지만. 그래도 내 최애 SF 중 하나임.
완전 공감함. 읽고 나서 한동안 여운이 남는 그런 책임.
아이디어는 책보다 좋았음. 다루는 질문이 흥미로운데 문체가 너무 노골적임.
반대 의견: 지루하고 약간 허세 부리는 책임.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꺼내긴 하는데 플롯을 놓침. 우주에 갑자기 드라큘라도 나오고 끝까지 못 읽었음.
나도 실망했음. 끝까지 읽었지만 난해하고 등장인물들도 호감이 안 감.
비슷하게 느꼈음. 본편은 끝냈는데 속편은 못 끝냈음. '지능은 여러 형태를 가질 수 있다'가 핵심인데 그 형태들에 대한 통찰이 끝내 안 나옴.
우주 뱀파이어는 굳이 필요 없었음. 초지능 시험관 아기 같은 걸로 비슷한 분위기를 낼 수 있었을 텐데.
왓츠가 책 속 뱀파이어 과학에 대해 학술 발표도 했음. 보고 나면 훨씬 덜 뜬금없어 보임. 데이비드 웨버 책에는 훨씬 더 억지스러운 뱀파이어가 나옴.
우주 뱀파이어 나오는 SF를 진지하게 보기 어려움.
끝까지 읽은 사람 입장에서도 실행이 별로라서, 이 책이 계속 프런트에 오르는 게 이해가 안 감.
아이디어가 층층이 쌓인 대단한 책임. 한나절에 읽을 책은 아니고 읽고 되돌아보고 다시 읽어야 함. 대부분에겐 너무 무거울 수 있음.
우주관과 플롯은 철저히 무신론적인데 문체는 기독교 이미지로 가득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의식 없는 지능 시스템을 수십 년 봐왔어서 '의식은 진화의 사치'라는 전제는 바로 받아들였는데, 사례 연구가 너무 반복됨.
Hyperion도 종교 이미지 가득한 고전이고 매트릭스도 그렇고, 무신론자나 기독교인이 그렇게 딱딱하게 굴지 않음. 블라인드사이트가 신은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님.
기독교는 서양 문화의 축약 언어라서, 에반게리온처럼 미학 때문에 쓰는 경우도 많음. 종교 얘기 빼고 봐도 그냥 간지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