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셰이퍼가 1996년에 쓴 그릠 판당고 퍼즐 설계 문서 PDF, 해커뉴스 댓글에 추억담 쏟아져
- 1996년 4월 30일자 루카스아츠 내부 문서로, 팀 셰이퍼와 피터 챈 등 5명이 그릠 판당고 1년차 퍼즐 구조와 컷신 대본, 해법을 정리함.
- 퍼즐 난이도는 첫 수확(선형 3개), 수확 가로채기(선형), L.S.A 임무(병렬 진행 가능), 뼈 마차 탈취(순서 자유), 석화 숲 통과(길이 2짜리 선형 체인 3개) 순으로 비선형성이 커지는 구조임.
- 첫 퍼즐은 운전사 고용으로, 회사 차량은 지하세계 악마만 운전할 수 있어서 맨니가 정비공 글로티스에게 선풍기를 틀어 쥐 귀가 바람에 펄럭이던 감각을 떠올리게 해 설득함.
- 첫머리에는 처칠의 '이 보고서는 그 길이만으로 읽히지 않을 위험에서 스스로를 지킨다'는 인용문, 말미에는 '기쁨의 눈물은 이 상자에만 흘려 달라'는 문구와 빈 상자가 들어감.
- 1년차 무대는 엘마로이고 옥상, 관장실, 튜브룸, 차고, 거미줄, 뼈 비버 댐 등 24개 장소와 맨니, 글로티스, 도미노 헐리, 살바도르 리모네스 등 등장인물 목록이 붙어 있음.
Hacker News opinions
원문 링크는 PDF 직링크보다 게임셸 쪽 글 페이지로 걸어주는 게 낫겠음.
2000년대에 할인 코너에서 이 게임을 주웠는데 표지에 양복 입은 해골이 있어서 그것만 보고 샀음. 그때는 풍자랑 말장난을 다 못 알아들었는데도 아트워크, 음악, 대사에 완전 빠져들었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1막은 거의 외움.
난 데모만 해보고 수십 년째 '언젠가 해야 할 게임' 목록 맨 위에만 올려둔 상태임. Majora's Mask도 마찬가지고.
끝까지 깨본 적은 없는데 친구들 사이에서 밈이 너무 퍼져서 비둘기만 보면 'Run you pigeons! It's Robert Frost'를 외치게 됨.
나는 40대에 리마스터로 처음 했는데 지금 해도 충분히 재미있음. 특히 개선된 조작 덕분인데, 향수 보정이 아니라 진짜 잘 만든 게임이라고 봐도 됨.
반대로 나는 그때 해보고 별로였음. Full Throttle에 비해 조작이 뻑뻑했고 픽셀 아트만큼 3D 아트가 좋아 보이지 않아서 끝까지 못 했음.
비슷한 느낌 원하면 Disco Elysium, Planescape Torment, Amanita Design 작품들을 추천함.
처음엔 캐릭터들이 이렇게 괴상하게 생겨서 어색했는데 끝나고 나니 다 정이 붙더라. Psychonauts도 못생긴 캐릭터가 잔뜩 나오는데 결국 다 좋아하게 됨.
이거 게임 공략집임, 설계 문서임? 설계 문서라고 보기엔 너무 가볍고 유머러스한데.
게임 디자인 문서 맞음. 문서를 올린 페이지에 1998년 망자의 날에 나온 게임 10주년 기념으로 팀 셰이퍼가 퍼즐 설계 스펙을 공개했다고 적혀 있음.
문서 끝에 '기쁨의 눈물을 이 상자 안에만 흘려 달라'는 문구랑 작은 네모 상자가 있는 게 너무 좋음. 내부 문서에 농담과 그림을 잔뜩 넣은 건데, 지금 같으면 시간 낭비라고 주주 가치 훼손이라고 했을 듯.
어젯밤에 이 문서를 GDC 강연 'One Page Designs' 영상(Stone Librande)에서 봤는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그것도 강추함.
10살 딸이랑 루카스아츠 게임을 같이 하는데 그릠 판당고가 제일 좋았다고 함. 버그로 몇 번 튕기고 이상한 부분도 많은데 분위기가 너무 좋음. Monkey Island가 2등.
팀 셰이퍼 글을 좋아하는데, 그가 이끄는 Double Fine이 Psychonauts 2 개발 7년 과정을 32부작 다큐로 만들어뒀음. 코로나, 마이크로소프트 인수, 프로젝트 리더십 갈등까지 다뤄서 대규모 팀 창작물에 관심 있으면 볼 만함.
나는 이 게임을 사랑과 증오 사이에서 봄. 세계관, 캐릭터, 음악, 아트는 최고인데 퍼즐과 게임플레이는 정말 싫음.
내 돈으로 처음 산 게임 중 하나였는데 그때는 몇 달치 게임 예산이 다 날아가서 오래 붙들고 있었음. Tube Room을 찾는 것부터가 3D 픽셀 헌팅 수준이었고 Rubacava에서 완전히 막혔음. 12세 등급인데 표지에 해골이 있다고 점원이 사장님께 전화까지 했음.
카지노 레벨에서 게임을 켜두고 재즈만 듣고 있었을 때도 있음. 그 게임 자체가 예술임.
7살 9살 아이들과 Day of the Tentacle 다음으로 이걸 하는 중인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서 1년차 끝나고 흥미를 잃었음. 영어 실력이 늘면 다시 할 예정.
요즘 LLM으로 번역해서 ScummVM에서 돌리면 어떨지 궁금함.
그릠 판당고는 Lua가 게임 스크립트 언어로 퍼지는 데 한몫했다는 점도 흥미로움(lua.org/doc/hopl.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