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산책 한 마디로 태어난 애플 Cards 앱, 자외선 바코드와 1850년대 레터프레스 뒷이야기
- 2011년 출시한 애플 Cards 앱은 스티브 잡스가 저녁 식사 뒤 산책 중 '아이폰으로 지금 당장 감사 카드를 보내면 좋지 않을까'라고 동행자에게 말한 데서 시작됐고, 잡스가 직접 붙인 프로젝트 코드네임은 Speed Racer였음
- 카드 인쇄 프로그램을 맡았던 책임자 마이크는 2019년 그 기자에게 보낸 메일에서 이 프로젝트를 '30년 경력에서 가장 심한 무능과 프로젝트 관리 실패, 대륙 간 소동'이라 지목함
- 카드는 뉴욕주 북부 상점의 1850년대 하이델베르크 레터프레스 24대를 복원해 만든 셸에 사진을 디지털 인쇄하고 두꺼운 코튼지를 깊게 디보싱하는 방식으로 제작했음
- 애플은 봉투에 보이는 바코드를 거부하면서 발송부터 배달까지 전 과정 추적을 요구했고, 인쇄사는 자외선에서만 보이는 보이지 않는 바코드를 봉투에 분사해 USPS가 발송·처리·배달 단계마다 스캔하도록 합의함
- 애플 홍보팀은 카드가 100% 코튼지에 인쇄된다는 점을 넣으라고 맥월드 기자와 편집자에게 수정을 요구했으나 기자는 물론 편집부도 거부함
Hacker News opinions
애플 카드랑 사진 인쇄 서비스는 국제 배송이 진짜 구렸음. 미국 밖에선 키노트 볼 때 화려한 광고가 잘 안 믿어지더라. 포토북은 예쁘긴 했는데 비싸고 늦고 UPS 배송이 소화자 쪽에서 엄청 복잡해서 두 번 시켜보고 손 뗐음.
기사에서 실명만 가렸는데 디테일이 워낙 많아서 누군지 특정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름 검색해도 이 기사는 안 뜨긴 하더라. 그건 그나마 다행.
요즘 이런 서비스 다시 뜰 것 같은데? LP나 필름 카메라 돌아오는 거랑 비슷한 감각임.
이미 여러 업체가 하고 있어. 터치노트 같은 앱 보면 됨.
봉투에 보이는 바코드 넣기 싫다고 자외선에서만 보이는 바코드를 뿌리고 USPS가 발송부터 배달까지 전 구간 스캔하게 만든 거, 진짜 잡스 스타일임. 엄청난 추진력.
그냥 무의미한 고집 아니야? 봉투 바코드를 누가 신경 씀.
예전 직장에서 비영리 단체용 비슷한 걸 만들었는데 이쪽 소프트웨어가 진짜 구림. CSV 받아서 TeX 도구를 내가 짰는데 서버에서 주문마다 돌리게 안 해주고 배치로 묶는 바람에 파일이 커져서 csvtool이 버벅댔음. USPS도 다루기 어렵고, 고객 기대 관리가 돈 먹는 하마라 한 번은 당일 배송에 $800 쓴 적도 있음. 미리보기를 타이핑 시스템으로 찍어 주소 확인 책임을 고객에게 넘기자고 주장했는데 다른 부서에서는 되던 게 여기선 불필요한 복잡성이라며 잘렸음.
2011년에 Sincerely 공동창업자였는데 그 키노트 보고 Sherlock당한 기분이었음. Postagram이랑 Sincerely Ink, 아이폰에서 인쇄 카드 보내는 앱 만들던 중이었거든. 발표 보고 겁나서 화도 났지.
근데 그 발표가 오히려 우리 인지도만 올려줬음. 애플 카드는 제한적이고 엉성한 제품이라 우리가 기술이나 기능에서 앞서 있었고, 뭔가 소홀하다는 게 티가 났음. 폐지될 줄 알았고 막상 폐지되니까 좀 허전하더라.
창업자 주도 회사의 이면이지. 앞뒤 재는 기술 프로젝트 하나에 대가 100명이 자기 뇌피셜 아이디어 붙잡고 회의실에서 잠.
초기에 그냥 창업자 취랑 고집만으로 죽어가는 프로젝트도 분명 있을 거임.
난 그 '회의실에서 잠' 상황을 한번 대표한테 그대로 전달해봤는데, 되려 놀랍고 당황하고 화나고 약간 경멸 섞인 목소리로 '다들 돈은 받았잖아' 하더라고. 그 말투가 아직도 기억남.
이 앱 나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나중에 레터프레스 밟아보고 글자 족 자국 손으로 만지면서 이 감각에 다시 꽂힘. 십몇 년 디지털 초대장만 쓰다 보니 반작용으로 레터프레스가 확 땡기더라.
레터프레스는 원래 '키스 임프레션'이라 잉크를 종이 위에 살짝만 얹는 게 전통이고, 딱 눌린 느낌의 디보싱은 마사 스튜어트가 유행시킨 거임. 그래서 진짜 레터프레스가 오히려 덜 진짜처럼 느껴지기도 할 듯. 새 매체의 그 지저분하고 거슬리는 특성이 결국엔 시그니처가 되잖아.